아름다운 모습으로-김춘경

admin2014.04.18 09:44조회 수 1693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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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습으로
                                                                                                                

 [김춘경 낭송칼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詩:김춘경


우리사랑이 시작할 때처럼
나 당신 앞에 언제까지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습니다

비록..
가슴이 머물지 않는 곳으로
그대가 떠나 버린다 해도
처음처럼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우리사랑이 뜨겁던 그 때처럼
나 당신 앞에 오래도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습니다

정녕..
저 만치 보이지 않는 곳으로
그대가 숨어 버린다 해도
그 때처럼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우리사랑이 끝나는 그 날까지
나 당신 앞에 영원토록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습니다

그토록..
사랑이 없어 쓸쓸한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해도
지금처럼 당신을 사랑하겠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 사공 -

아름다운 모습으로 /김춘경 (낭송:김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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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쯤인가보다. 그 당시 이 시가 한참 낭송시로 인터넷을 떠돌 때였는데, 어느 출판사에서 보낸 메일이 스팸메일로 들어와 한 달이 넘도록 열어 보질 않았다. 나중에 열어 보니 이 시가 인터넷상의 네티즌 인기 시로 채택되었다며 인터넷상의 인기시들을 모은 시집을 출판하고자 한다는 게재허락을 구하는 내용이었다. 늦은 확인으로 인해 결국 그 책에 싣지는 못했지만 인기시라는 말에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던 기억이 난다.

   낭송시는 지금도 호감도가 높지만 그 때만 해도 웬만한 문학싸이트에서 녹음 낭송시가 요즘처럼 그리 흔하게 올려져 있을 때가 아니였던 터라 소리로 들을 수 있는 낭송시의 인기가 꽤나 높았다. 때문에 쉽게 써진 연서나 고백의 글처럼 보이는 이 시가 문학애호가 네티즌들한테 인기를 얻은 요인은 대중에게 다가가 공감받기 쉬운 사랑시라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컴퓨터 앞에서 보고 들으며 시향을 공유할 수 있는 낭송시였던 덕을 톡톡히 봤으리라 생각된다.

   최근에 많은 시낭송가들이 배출되고 있는데 낭송인들은 자기 음색에 알맞는 적절한 시를 골라 詩를 낭송하기 좋은 시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 시도 낭송에 특별한 기교를 넣지 않아도 순순히 시의 감정이 전해지도록 쓰여진 읽기 쉬운 시라 할 수 있다.

   이 시는, 시인들의 끈임 없는 화두인 사랑을 표현함에 있어, 그 사랑의 실체가 사람이든 신이든 혹은 다른 사물이든 詩 자체이든 간에, 시인 스스로 꺼내 놓은 사랑이란 명제 앞에 영원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은 마음을 노래함에 있어 목소리에 절실한 감정을 실어 편안하게 잘 전달된 낭송시이다.

   어떤 대상이든 누구나 사랑을 함에 있어 그 사랑이 시작될 때나 끝날 때나 한결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한다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런 쉽지 않음에 대한 간절한 바램을 목소리를 통해 듣는 사람의 가슴에 가깝게 다가가 느낌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이 바로 문학공감을 유도하는 시낭송의 매력인 것이다.

   모든 글은 필자가 있으면 독자가 있게 마련. 그 독자의 가슴에 사람의 음향을 불어 넣어 가슴을 열고 공감을 유발시키는 일은 참으로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낭송인의 전달여부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낭송을 듣는 동안은 모든 청취독자들이 시를 받아들임에 있어 시인의 감정을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시문학의 꽃이라 할 수있는 시낭송. 이는 단순히 시를 포장해서 시의 소리를 목소리로 전달하는 정도의 역할만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소리로 듣는 문학의 한 갈래로 각 문학사이트의 한 코너, 또는 각종 문학행사에서 순서에 없으면 이상할 정도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문학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낭송은 문학이 살아 있는 한 문학인들과 독자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요구 된다.

   사랑 앞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은 시인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고 싶은 또 다른 대상으로..






- 프로필 -     * 김춘경 (金春璟) / 사공
                   *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시인, 시낭송가
                   * 시집: [그대가 내게로 오기까지]. [사랑을 묻는 그대에게] 등..
                      음반:  김춘경 시낭송, 시노래 기념음반 1,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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